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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GPT와 BabyAGI – 자기지시형 AI는 어디까지 왔나?”

tech777 2025. 5. 29. 02:01

AutoGPT와 BabyAGI, 이 두 이름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단순한 기술 데모 혹은 새로운 챗봇 기능 정도로 여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 이를 실험하면서 점차 ‘자기지시형 AI’라는 전혀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GPT 기반의 대화형 모델이 단일 질문-응답을 넘어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필요한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행위 주체’로 바뀌는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우리 곁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utoGPT와 BabyAGI가 가진 구조적 차이와 철학, 그리고 제가 체감한 미래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중심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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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GPT – 명령을 넘어서, 목표를 실행하는 에이전트

AutoGPT는 ‘목표 기반(goal-oriented)’ 에이전트의 대표 격으로, GPT-4 기반의 언어 모델이 단순 명령 실행을 넘어서 스스로 사고하며 작업을 완수하는 시스템입니다. 사용자가 "웹사이트 만들어줘"라고 하면, 단순히 HTML 코드를 출력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사이트를 만들 것인지부터 시작해, 필요한 프레임워크 조사, 도메인 검색, 코드 작성, 테스트, 수정 피드백까지 일련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수행합니다. 제가 처음 AutoGPT를 테스트했을 때 놀랐던 점은, 그 결과보다 ‘진행 방식’이었습니다. 단계를 나눠 스스로 메모를 남기고, 다음 행동을 설계하고, 중간중간 자신이 쓴 코드나 판단에 오류가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은 정말 사람이 일하는 방식과 닮아 있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Loop 기반의 계획 수행’입니다. AutoGPT는 초기 입력을 받아들인 후, 일종의 투두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검토하며 다음 단계를 진행합니다. 중간에 에러가 나면 그걸 참고해 수정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마치 프로젝트 매니저가 한 팀의 업무를 조율하듯 행동하는 셈입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텍스트 생성에서 벗어나,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AutoGPT는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 액세스가 필요하며, API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실행되는 각각의 판단이 항상 올바르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반자동화’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기능이 전적으로 자동화로 오해되기보다, 사람이 계속 피드백을 주고 방향을 조정해줘야 하는 ‘세미자율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스스로 문맥을 분석하고 다음 단계를 정의하며 그 과정을 설명해 나가는 구조는 정말 강력한 도약이며, 앞으로의 GPT 진화가 이 흐름을 따라가리라는 점에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BabyAGI – 단기 기억과 장기 계획 사이의 균형 잡기

BabyAGI는 이름처럼 작지만, 구조는 굉장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BabyAGI는 GPT를 작업 관리자로 활용하면서, 단기 메모리(Task Queue)와 장기 메모리(Vector Database)를 활용하여 일을 진행합니다.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구조가 인간의 사고 흐름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앞의 일(task)은 빠르게 처리하되, 중장기적 전략(Goal)은 반복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구조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지능형 수행 시스템'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BabyAGI는 Pinecone 같은 벡터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과거 작업 히스토리를 기억합니다. 즉, 이전에 했던 일들을 기억하고, 비슷한 요청이 왔을 때 과거의 경험을 참고해 행동합니다. 이건 단순히 API 호출만으로는 구현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저는 BabyAGI를 테스트하면서 마치 GPT가 ‘기억력’을 얻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를테면 “지난주 했던 마케팅 전략 다시 참고해서 이번 주 계획 세워줘”라는 요청에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질적 제안을 한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의 자기지시형 AI가 아닐까요? 하지만 BabyAGI 역시 제한은 존재합니다. 기억이 많아질수록 검색 속도와 정확성, 메모리 용량이 큰 변수로 작용하며,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있어 지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계획 생성 알고리즘이 단순한 경로 탐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기대하는 수준의 창의성이나 유연성을 완전히 구현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점이 BabyAGI의 진정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인간이 학습하고 실패하며 성장하듯, 이 AI도 반복과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를 다듬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지시형 AI의 현재와 미래 –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

AutoGPT와 BabyAGI 모두 자기지시형 AI로 가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지향점과 활용 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AutoGPT는 목표 중심으로, 단일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강점을 두고 있다면, BabyAGI는 기억 기반의 장기적 전략 수립에 더 특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두 시스템이 각각 ‘실행형 AI’와 ‘기획형 AI’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기술들의 발전은 AI가 단순히 대답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행동하고 학습하며 목적을 추구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AutoGPT의 반복적 루프 구조와 BabyAGI의 메모리 기반 플래너 시스템은 향후 AGI(범용 인공지능)를 위한 기반 설계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물론 아직은 사람이 계속 감시하고 조정해야 하는 단계지만, 그 속도와 진화 방향은 분명 이전의 ‘정적인 AI’와는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기술들이 상용화된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중소기업이 AI를 통해 프로젝트 매니저를 대신하고, 창작자가 BabyAGI에게 자신의 작업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다음 기획을 맡긴다거나, 개인 사용자도 AutoGPT를 통해 여행 계획, 일상 루틴, 재무 관리 등을 위임할 수 있는 시대. 이 모든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이며, 자기지시형 AI는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는 AI, 그 끝은 어디인가

자기지시형 AI의 등장은 단지 기술의 진보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기계에게 ‘생각의 일부’를 위임하는 시대가 열렸음을 뜻합니다. AutoGPT와 BabyAGI는 그 상징적인 첫 걸음이며, 저는 그 진화의 방향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을 넘은 경외감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아니라, AI에게 문제 해결을 ‘위임하는’ 존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AI들을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 잘 녹여낼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술들이 인간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증폭시키는 보조자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그 보조자가 기억하고, 반복하고, 실수도 하면서 결국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술과 협력하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게 될 겁니다. 자기지시형 AI는 단지 가능성의 기술이 아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한 형식입니다.